제주지역 의료기관에서 22일부터 진행할 예정이었던 독감 백신 예방접종이 중단되면서 여기저기서 혼선이 잇따랐다.

질병관리청이 하루 전인 지난 21일 백신 운송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중단키로 발표함에 따라 제주도와 도내 의료기관 및 도교육청이 안내에 나섰지만 도민 발길이 일부 이어진 상황이다.

실제 이날 독감 백신 예방접종 중단 사실을 모른 채 의료기관을 방문한 일부 도민의 경우 발길을 돌리면서 불편이 속출했다.

또한 한 종합병원에서는 갑작스러운 중단 소식에 오전 한때 문의 전화도 수 차례 이어졌다.

이번 운송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된 백신은 이날부터 독감 국가 예방접종을 시작하려고 준비한 만 13세~18세 아동·청소년 대상의 물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독감 백신은 냉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지만 냉장차가 백신 물량을 지역별로 재배분하는 과정에서 상온에 일부 노출됐다. 백신이 상온에 노출될 경우 단백질 함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난 8일부터 시작된 2회 접종 대상자(생후 6개월 이상 만 9세 미만)에게 공급된 백신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도내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가 된 백신 안전성 검증에는 약 2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유행인 '트윈데믹'을 차단하기 위한 계획에 일정 부분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학부모 A씨는 "독감과 코로나19는 비슷한 증상으로 혼동할 수 있다. 독감 유행 시기에 진단검사로 병원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제 막 등교 수업도 재개했는데 추석 이후 코로나19 재유행이 오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중단으로 인해 22일부터 예정된 학생 예방접종 기간 조정도 불가피하다"며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접종 재개 시기에 맞춰 홍보를 적극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가 다음달 13일부터 국가 예방접종 대상 외 만 19세~61세 도민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전 도민 무료 예방접종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양경익 기자